도끼를 사야겠다고. 금산에는 기후조건이 맞춤한지 산야초가 많아서 덩달아 성냥간, 곧 대장간이 여러 군데 성업 중이다. 낫이며 호미는 물론 생전 처음 보는 연장들은 주로 삼밭에서 사용하거나 약초 캘 때, 버섯 따러 다닐 때 쓰는 연장이 주류를 이룬다. 지나다 도끼 구경한다고 들어갔다가 그냥 오기 뭣.. 옮겨 온 글 2016.11.14
어떻게 할 것인가. 여러 날 전부터 촛불을 켜두고 산다. 촛불의 온기를 빌어 따뜻하고자 했던 천막생활이 끝난지 오래지만, 굴러다니는 초를 붙잡아 머리맡에 두다가 심지를 돋궈 불을 켠 것이다. 산소 잡아먹는 귀신이라고 조용히 잡아먹고 홀로 타오르는 품새가 나쁘다는 사람도 있지만. 그럴까. 티벳 고.. 옮겨 온 글 2016.11.12
퇴수기에서도 차가 우러난다. 홀로 있는 것은 좋다. 분별에 시비걸리지 않고 허리 굽은 나무처럼 비틀려 사는 것도 좋다. 멀리 간 자식 걱정하듯 세상을 걱정하는 것이 어찌 어버이 뿐이겠는가. 말도 어눌하고 걷는 것도 굼뜨고 눈꼽 낀 눈으로 아침을 맞이해도 날마다 새 아침이다. 어제 아침이 그러했고 오늘 아침도 .. 옮겨 온 글 2016.11.04
임태주 시인의 “어머니의 편지” 이 시는 임태주 시인이 어머니께서 살아생전 아들에게 당부했던 말들을 유서형식으로 엮어 쓴 글이다. 시인의 어머님은 오랫동안 치매를 앓고 계셔서 임종이 다가올 무렵에는 사람을 알아보지 못했다고 한다. 옮겨 온 글 2016.04.18
어떤 친구의 술에 대한 후회와 굳은 결심 완식아, 어제 술 많이 먹고 밤새도록 죽는 줄 알았다. 설사, 복통, 두통이 생겨서 밤새도록 죽는 줄 알았다. 생각해 보니, 어제 2.5병을 먹은 것 같은데, 내 몸이 견딜 수가 없나보다. 둘 중의 한 사람이 브레이크를 걸어야하는데, 의기투합하여 마셔재끼니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르겠다. 죽.. 옮겨 온 글 2016.03.30
무더위와 강더위 ‘무더위’는 ‘물’과 ‘더위’가 한 몸이 되어 만들어진 말이다. 무더위는 온도와 습도가 매우 높아 찌는 듯 견디기 어려운 더위'다. 앞에 붙은 '물'이 '무'로 바뀌었다. 마찬가지로 무좀은 손발에 물기가 많아 슨 좀이다. 무지개는 물방울이 만든 지게(문·門)다. 이에 비해, 비가 오지 않아 습기가 없고 타는 듯이 더운 것은 ‘강더위’이다. 흔히 ‘땡볕더위’, 또는 ‘불볕더위’라고 하는 것이 바로 강더위이다. 그래서 '불볕무더위'라고 하면 앞뒤가 안 맞는다. 무더위와 강더위는 둘 다 몹시 더운 날씨를 말하지만, 습도가 높아 찌는 듯한 더위냐, 그렇지 않으면 비 한 방울 오지 않고 타는 듯한 더위냐 하는 뜻 차이가 있다. 우리말 ‘강더위’와 상대어라고 할 수 있는 말이 ‘강추위’이다. 기상예보에서 아주 강한.. 옮겨 온 글 2015.08.13
농담 <이문재> 농담 -이문재- 문득 아름다운 것과 마주쳤을 때 지금 곁에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면 그대는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그윽한 풍경이나 제대로 맛을 낸 음식 앞에서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 사람 그 사람은 정말 강하거나 아니면 진짜 외로운 사람이다 종소리를 더 멀.. 옮겨 온 글 2015.07.17
그대 앞에 봄이 있다 그대 앞에 봄이 있다 / 김종해 우리 살아가는 일 속에 파도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이 어디 한 두번이랴 그런 날은 조용히 닻을 내리고 오늘 일을 잠시라도 낮은 곳에 묻어두어야 한다 우리 사랑하는 일 또한 그 같아서 파도치는 날 바람부는 날은 높은 파도를 타지 않고 낮게 낮게 밀물져야 한다 사랑하는 이여 상처받지 않은 사랑이 어디있으랴 추운 겨울 다 지내고 꽃필 차례가 바로 그대 앞에 있다 옮겨 온 글 2015.04.18
텅 빈 만큼 가득 품는다. 겨울은 모든 것을 품는 계절이다. 발가벗고 앙상한 가지들이 빛을 품고 바람을 품고 세상 모든 쓸쓸한 것들 외롭고 고독한 것들을 품는 계절이다. 텅 빈 만큼 가득 품는다. <허허당스님> 옮겨 온 글 2014.11.26
티베트 신의 땅 聖山에서 따뜻한 사람들을 만났다 [샹그릴라를 찾아서]히말라야 횡단2 원정길에 마주친 그림 같은 카라쿨 호수 위로 파미르 산군의 설산이 비치고 있다. 원정대는 파키스탄 장수마을 훈자 계곡을 지나 카라코람 하이웨이를 통해 세상에서 가장 높은 국경, 쿤자랍 고개(4693m)를 넘었다. 이어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카슈가.. 옮겨 온 글 2014.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