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전원거(歸田園居) .... 시골에 돌아와 살며
하루하루는 성실하게, 인생전체는 되는대로

나의 이야기

시골의 5일장터

백수.白水 2011. 2. 15. 16:07

팍팍한 삶의 무게에 짓눌려 활처럼 굽은등 


그러나 목구멍이 포도청.


버텨 앉은 할머니의 모습에서 힘겨움이 짙게 묻어난다. 


금방 눈물이 핑 돌것 같은 연민의 정이 솟고 


장마당 찾을 때마다 왜 그리도 어머니가 애틋하게 떠오르는지....


향수, 그리움, 애환......


치열함 속에서도 덤으로 안겨주는 정.


한 주먹! 그놈의 정때문에....


추억속의 과거와 현재가 같이 뒤섞여 돌아가는 그 장터로 발걸음한다


장터의 막걸리 맛. 참 좋다. 

 

작년 가을에 말려둔 것들을......

날이 풀리니 겨울 잠에서 깨어난 사람들로 제법 북적이는 시골장터.

한방에 수십배의 잭팟이 터진다.  쥐눈이콩과 현미찹쌀을 펑튀기 하려고........

오늘이 정월 대 보름장 (사람들은 대보름 막장이라고 하네. 대보름을 앞둔 마지막 장날이라고...)

때이른 봄나물도 더러 보인다.

옛 분위기는 아니지만, 그래도 장날마다 들어서는 요런 곳이 바로 목로 주점.

메추리 고기를 굽고.....

메추리 두마리 + 돼지꼬리 둘  + 막걸리 딱 한잔. 조촐한 나 만의 주안상.  목로주점이라는 노래가 떠올랐다.

 

목로주점

 

멋드러진 친구 내 오랜 친구야

언제라도 그 곳에서 껄껄껄 웃던

멋드러진 친구 내 오랜 친구야

언제라도 그 곳으로 찾아오라던

 

이왕이면 더 큰잔에 술을 따르고

이왕이면 마주 앉아 마시자 그랬지

그래 그렇게 마주 앉아서

그래 그렇게 부딪혀 보자

 

가장 멋진 목소리로 기원하려마

가장 멋진 웃음으로 화답해줄께

오늘도 목로주점 흙바람 벽엔

삼십촉 백열등이 그네를 탄다

 

월말이면 월급타서 로프를 사고

연말이면 적금타서 낙타를 사자

그래 그렇게 산에 오르고

그래 그렇게 사막엘 가자

가장 멋진 내 친구야 빠뜨리지마

한다스의 연필과 노트 한권도

오늘도 목로주점 흙바람 벽엔

삼십촉 백열등이 그네를 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