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0. 17(월)
미세먼지로 시계가 흐릿한 날.
산에 오르는 것보다 차라리 계곡으로 들어가는 게 나은 날이다.
해미읍성에서 황락저수지를 지나 일락사 입구주차장에 주차시키고 한 500여m 걸어 올랐다.
가야봉(678m)에서 北쪽으로 뻗어 내리는 산줄기는 석문봉(653m)에서 V자 형태로 일락산(521m) - 상왕산(309m)으로 빠지는 줄기와 옥양봉(621m) - 수정봉(453m)으로 빠지는 줄기로 갈린다.
이 두 산줄기가 품고 있는 용현계곡!
그 안에 국립용현자연휴양림과 보원사지 그리고 백제의 미소로 알려진 마애삼존불상이 있고,
용현계곡의 동쪽 산줄기 너머에는 남연군묘가 있는 상가리계곡이,
서쪽 산줄기 너머에는 일락사 - 개심사 - 문수사 등 이름난 절들이 자리 잡고 있다.
☞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24442
나는 요즘 나븐들고개에서 가야산줄기를 타보려고 궁구마련 도상연습중이다.
산길에서 만나는 아름다운 느티나무들이 일락사의 역사를 말해준다. 잎만으로는 숨쉬기가 힘들었을까 곳곳에 구멍이 열렸다.
원래 백제 때에는 상왕산(象王山)이라 불렀는데, 통일신라시대에 가야사(현재 남연군묘지)를 세운 뒤 가야산이라 하였다. 현재는 문수사 윗산에 상왕산(309m)이라는 이름이 남아있다. ‘가야’는 산스크리트어로 코끼리를 뜻하고 상왕은 부처를 뜻한다. 합천가야산(1,432m)의 주봉도 상왕봉(1,430m)으로 산 이름은 인도 불교성지 부다가야에 있는 가야산에서 유래하였을 것이라 한다.
이 가을 세상도처에 절경 아닌 곳이 어디 있으랴. 눈길 가는 곳 마다 한 폭의 그림이다.
산사나무인가? 아그배인가?
일락산(日樂山, 516m)은 일악산(日岳山)이라고도 불렸으며 상왕산, 감투봉, 매봉재 등으로 둘러싸여 있다.
일락사는 신라시대인 663년(문무왕 3)에 의현선사가 창건한 것으로 전해진다. 조선 전기까지는 일악사(日岳寺)라고 하였다. 한때 폐허화되었다가 조선 초기에 다시 중창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절은 1479년(성종10)·1540년(중종35)·1574년(선조 7)·1625년(인조3)·1649년 등 다섯 차례의 중수를 거쳐 오늘에 이르고 있다.
현존하는 당우로는 대적광전을 비롯하여 명부전·요사채 등이 있다.
전에는 대웅전이 있었으나 1993년에 해체 이건 되어 현재는 명부전으로 사용하고 있고, 옛 자리에 지금의 대적광전이 들어섰다. 옛 대웅전 안에는 철불(鐵佛)과 범종이 있었는데 지금은 수덕사 성보박물관으로 옮겨졌다. 고려시대의 유물인 대웅전 앞 삼층석탑이 있다.
오랜 세월 찬 서리 비바람에 채색이 모두 사라져버린 대적광전 문지방의 옹이가 연한 단청처럼 자연스럽다.
동물이라고 출입을 막지는 않는다.
절에서 기르는 개가 예불을 하러 들어왔다
.
오른쪽 봉우리가 감투봉이다.
우리 동네 매물로 나온 통나무주택
길섶에 피어난 봉숭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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