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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소나기로 다녀간 여인에게

백수.白水 2011. 7. 9. 08:21

 

 

소나기로 다녀간 여인에게 / 이진희

 

 

어젯밤 자정을 넘어 

나를 찾아왔던 젖은 여인

 

슬픔과 분노의 소나기 

 내 마당에 퍼붓다 간 여인

 

눈물 흩뿌리다가

자지러져 흐느끼다가

어느 길모퉁이 담장에

혼절한 마음 기대었을까

 

아프지 말라고

손잡아 주었어야 했는데

우산 하나 들려주었어야 했는데

 

어쩌면 그녀에겐

습관이 되어 있을 그 사랑

그를 밀쳐 내고 나면

길을 잃고 헤맬 그녀

자신의 습관을 위해서라도

너그러이 덮어 주라고

 

동물성을  좀 더 많이 지닌 

사내들의 곁눈질,

수컷들의 본성이라 치부하면서

 

한 번쯤은

바보 같은 용서를 하고

비 개인 하늘 같은 얼굴로

그에게로 가 안기라고

 

백치같이 잊어버리고

언제나처럼 까르르한 웃음으로

그와 다시 행복하라고

꼭 그러기를 바란다고,,,

 


Flying Over The Canyons

출처 : 꿈꾸는 여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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