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8. 27(일)
초등학교동기모임에 참석하기 위해서 오랜만에 고향을 찾았다.
작년에 동두천외고교장을 마지막으로 퇴임한 친구가 어릴 적 살던 동네로 내려와 집을 지었는데 집들이를 겸한 행사다.
마음은 굴뚝같은데 일 년에 한번정도나 내려갈까 말까...
그나마도 사당에서 제사를 지낸 후 선산에 올라가서 성묘마치기가 무섭게 되돌아왔던지라 늘 아쉬웠는데 이번에는 좀 느긋하게 둘러보자고 마음을 다졌다.
전에 살던 경기도 북부지역에서는 260km에 3시간30분이나 걸렸지만 충청도로 이사한 지금은 140km에 1시간50분정도의 거리이니 금석지감이다.
고속도로를 타고 남쪽으로 달리는 차창 밖으로 새파란 하늘에 역동적인 흰색구름이 여러 풍경을 연출한다.
호수 빛 하늘에 보드라운 구름! 고향으로 달려가는 기분이 얼마나 즐겁고 상쾌하던지...
힘차게 날아가는 청색비마(飛馬)
옛날에 초등학교가 있었던 마장리(馬壯里, 무내미)·삼태골(三台洞, 서드실)·비모골(虎尾洞, 호미동) 등 3개 자연부락은 모두 마장리라는 행정리(行政里)에 속한다.
마장리 앞으로 금강 상류의 한 갈래인 봉황천이 흐르고 강 건너멀리 금산의 정기로 상징되는 진악산(進樂山, 732m)이 우뚝하다.
우리고향마을인 마장리 삼태부락, 37번 도로 금산읍에서 무주방향으로 4km지점에 위치한다.
마장리의 중심 무내미부락에 있는 폐교, 금남초등학교
무내미부락 앞으로 너른 들판이 펼쳐져있다.
맨 뒤로 보이는 진악산은 금산의 진산(주산)은 아니지만 금산의 정기를 상징하는 산이다.
나지막해 보이지만 높은 산이 별로 없는 충청남도에서 1.서대산(903m) 2대둔산(878m) 3.계룡산(845m) 4.오서산(790m)다음의 5번째로 높은 산(732m)이다. 금산의 웬만한 곳에서는 다 볼 수 있는 친근한 산이다.
아래는 진악산에 대한 옛 기록이다.
“서대산은 북방을 진수하고, 진악산은 남방을 가리었다.”<신증동국여지승람>
“진악산의 정기는 바로 금산의 정기로 동일시되어왔다.”<금산군지, 1969년>
“금산의 진산(鎭山)으로 금산을 대표하는 산이기도 하다.” <금산군지, 1987년>
그러나 역사적으로 진악산이 금산의 진산(주산)으로 기록된 것은 확인되지 않고,
여지도서(금산지도)에 읍치(邑治)의 남쪽에 있는 진악산이 지도의 상단에 표시된 경우는 있다.
보통 고지도의 표현에서 지도의 위쪽에 그 지역의 진산(주산)이 위치한 경우가 많은데,
금산의 경우 읍치의 북쪽에 위치한 소산(所山, 비비미)이 진산(주산)으로 유지되어 왔기 때문에 흥미로운 부분이다.
[http://blog.daum.net/ch3883/371378에서 발췌]
금강 상류 제1지류인 봉황천은 금산군 남이면 역평리 가오리골에서 발원하여 남일면, 부리면을 지나 제원면 대산리에서 금강으로 합류한다.
수계는 본류인 봉황천과 지류인 조정천, 기사천, 금산천, 관천, 보석천, 신정천, 궁동천, 역평천으로 하천연장은 23㎞이다.
오른쪽 산자락은 말미티로 불리는 곳이다.
모교인 금남초등학교의 교가는 이렇게 시작된다.
“장엄한 진악산 멀리 솟았고 금강의 푸른 물 말미티 흘러...”
‘말밑에’가 아니고 ‘말미티’라는 지명이 특이하지 않은가.
‘말미티’는 말머리에 대응되는‘말밑’이 변음 되었거나‘말+꼬리(尾,미)+티’로 생각되는데
지세가 풍수지리상 말의 말의 꼬리나 밑 부분에 해당되는 곳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예전에는 금산읍의 상수원으로 쓰였을 만큼 깨끗한 물이 무내미라는 지명에 걸맞게 넘치도록 흘렀는데 지금은 유속이 느려져서 강의 거의 대부분이 늪지대로 변해버렸다.
그러나 물은 여전히 맑고 푸르다.
내가 찾아가는 호미동에서 봉황천(금강지류) 건너에 있는 동수(桐藪)마을, 桐(오동나무동) 藪(큰 늪수)을 쓰는데 옛날에 오동나무숲이 있었고 자개농을 만들며 살던 마을이었다 한다.
동수에서 호미골로 건너가는 다리 위아래로 호소(湖沼)가 생겼다.
가히 환상적이다.
이 연못은 이 마을에 사시던 朴宗復 處士가 조상의 묘를 비보(裨補)하기 위해서 팠다고 한다.
따라서‘비모골’이 연못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비보 + 못 + 골 ⇒ 비못골 ⇒ 비모골.
연못에서 바라다 보이는 비모골, 현재 15가구 정도가 살고 있는 안온하고 작은 마을이다.
雨谷(빗골)의 북한어로 비물골이 있는데 표준말은 빗물골이며 비슷한 말로 빗골짜기란 말이 있다.
즉 빗골(雨谷)은 빗물에 패어 생긴 골짜기 또는 보통 때에는 물이 말라 있고, 비가 올 때에만 물이 흐르는 곳을 말하는데 비모골의 지형이 딱 빗물골이다.
마장리 3개 자연부락 중 제일 높은 산중의 협소한 골짜기에 위치하여 물이 풍족하지 않고 마을 앞에 조그마한 못(저수지)이 있어 빗물을 가두는 역할을 한다.
☞ 빗골짜기 ⇒ 빗물골 ⇒ 비물골 ⇒ 비무골 ⇒ 비모골이 된 것으로 추정한다.
호미동’은 풍수지리설의 쌍호휘미(雙虎揮尾)의 형국에서 딴 것이다.
금년 봄에 시작해서 얼마 전에 준공이 떨어진 친구의 흙벽돌집.
주인장 박춘우의 수필집과 블로그 ☞ http://blog.naver.com/cwpark0320/220424429504
친구네 윗집
한식 기와집으로 돈깨나 들였을 거다.
이 동네에서도 진악산이 보인다. 고향사람들에게 진악산은 눈만 뜨면 보게 되는 아주 친근한 산이다.
호미동 뒷산으로 올랐다. 산 너머 우리 동네인 삼태골(서드실)을 보고자함이다.
방사상의 거미줄. 이만한 정도로 그물을 치는데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고개 정면에서 한참 왼편으로 우리 마을이 보인다.
고개에서 37 번국도 건너 정면으로 보이는 곳이 우리 선산이다.
사진을 세로로 삼등분해서 오른쪽 부분
멀리 무주방향을 보고 찍었는데 어스름한 저 산들이 어딘지는 가늠키 어렵다.
저 멀리 산 너울이 서대산방향인데 역시나 오리무중
호미동 뒷산에서 마을 앞(서쪽)으로 우뚝한 진악산
마을 앞 전경.
원본크기로 볼 수 있다.
금산제원 금강변의 어죽과 도리뱅뱅이집.
도리뱅뱅이
새우(소하)튀김
더덕술, 어죽은 아직 나오기 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