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1.17(토)
부소산성을 답사 후 지척에 있는 정림사지를 찾았다.
아래의 안내도에서 알 수 있듯이 정림사지는 사비도성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발굴공사로 절터의 금당·강단·회랑자리가 정비되고 연지(蓮池)를 복원하였다.
넓은 절터에 오층석탑하나 서있고 그 뒤로 고려 때의 석불좌상이 안치된 건물이 있다.
별도로 구획된 정림사지박물관으로 올라가면 좀 더 상세한 자료와 영상을 볼 수 있다.
정림사지(定林寺址)
538년 봄, 백제성왕이 부여로 도읍을 옮기면서 도성을 중앙 동·서·남·북의 5부로 구획하고 그 안에 왕궁과 관청, 사찰 등을 건립할 때 나성으로 에워싸인 사비도성의 중심지에 정림사가 세워졌다.
1,942년에 정림사터를 발굴조사할 때 강당터에서 나온 기와에서 ‘태평8년무진 정림사대장당초(定林寺大藏唐草)’라는 글이 발견됨으로써 고려현종19년(1,028)당시에 이절을 정림사로 불렀음을 알 수 있다.
백제 때의 이름이 무엇이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백제사찰의 강당위에 고려 때 다시 건물을 짓고 대장전이라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
가람은 전형적인 일탑식(一塔式)배치로, 남쪽에서 북쪽으로 중문·오층석탑·금당·강당이 일직선상에 놓이고, 주위를 회랑으로 감쌌는데 특이하게도 복도의 형태가 정사각형이 아니라 북쪽의 간격이 넓은 사다리꼴 평면으로 되어있다.
백제시대의 5층석탑(국보)은 탑신에 새겨진 소정방의 평제기공문(平濟紀功文)때문에 소정방이 백제를 멸한 기념으로 세워진 것으로 보아 지금까지 평제탑이라고 불리어왔다.
그러나 평제기공문은 백제패망이전 본래부터 있었던 이 탑에 새겨 넣은 글에 불과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고려시대에 사찰중수 시 조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석불좌상(보물)이 남아 있고, 출토유물인 백제와 고려 때의 기와 조각들과 벼루, 소조불상 조각 등은 국립부여박물관에서 볼 수 있다.
연지(蓮池)
정림사터는 대략17,921평으로 넓고, 높이8.33m의 오층석탑은 멀리서보면 자그마해 보이지만 다가갈수록 장중함을 느끼게 된다.
부여정림사지 5층석탑(扶餘定林寺址 五層石塔)
이 탑은 백제가 부여로 도읍을 옮긴 후 6세기 말에 세워진 석탑이다. 탑의 모서리에 세운 배흘림 기둥이나 넓은 지붕돌 등을 따로 만들어 짠 탑으로 부분 재료를 보면 목조건축의 구조를 모방 한 것으로 보인다.
익산 미륵사지 석탑과 함께 백제시대 석탑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정돈된 형태나 장중하고도 세련된 아름다움이 백제인의 솜씨를 보여준다. 백제탑의 시원 양식으로 이를 본 뜬 탑이 충남지역에 많이 만들어 졌다.
한동안 이 탑은 백제를 멸망시킨 당나라 장수 소정방이 세운 것이라고 잘못 알려져 왔었다. 그것은 1층 탑신부 한 면에 새겨진 ‘大唐平濟國碑銘’이라는 글자 때문이다. 뚜렷하지는 않지만 지금도 어렴풋이 알아볼 수 있는 그 글자는 소정방이 백제를 멸망시킨 뒤에 그것을 기념하려고 이미 세워져 있는 탑에 새긴 것이다.
『백제 때의 유구가 거의 남지 않은 부여에서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은 이 정림사터 탑밖에 없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이 탑은 백제 시대의 부여를 대표한다...
어느 나라보다도 불교가 융성했을 백제의 불교문화 가운데 자리로만 남아 있는 목탑은 다 스러지고 없지만, 지금 남아 있는 탑은 익산 미륵사터 탑과 이 정림사터 오층석탑 2기뿐이다.
특히 이 정림사터 탑은 백제 석탑의 완성된 형태로 손꼽는 것이다.
이 정림사터 탑이 백제 사람들이 목탑을 석탑으로 번안해 낸 것임을 알게 된 것은 우리나라 미술사학의 태두인 우현 고유섭 선생(又玄 高裕燮, 1905~1944)의 연구에 의해서이다.
그는 우리나라에만 독특한 축조물인 석탑들을 그 생김새의 변천에 따라 연대적으로 추적하여 우리나라 석탑이 백제에서는 목탑에서 석탑을, 신라에서는 전탑에서 석탑을 만들어내고 마침내 그 두 계보가 통일신라에 이르러서 감은사터 탑과 같은 완결물로 정립되었음을 밝혀냈다...』<답사여행의 길잡이 중에서>
'역사.유적.유물.지리.지질'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여 능산리고분군(陵山里古墳群)과 능산리사지(扶餘 陵山里寺址) (0) | 2018.11.26 |
---|---|
부여나성(扶餘羅城) (0) | 2018.11.25 |
부여 관북리백제유적 (0) | 2018.11.23 |
부여 부소산과 부소산성(扶蘇山城) (0) | 2018.11.23 |
낙화암과 고란사 (0) | 2018.11.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