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전원거(歸田園居) .... 시골에 돌아와 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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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침엽(針葉)의 계절

백수.白水 2022. 12. 9. 20:23

뾰족하다고 모두 흉기로 쓰이는 것은 아니다.

 

 

벼락이 떨어질 때의 위력은 순간 전압 10V이상, 흐르는 전류 최소 5만 암페어,

순간표면온도 27(태양표면 온도의 4배 이상)라 하니... 

상상(想像) 그 이상이다.

 

 

피뢰침을 보라! 

엄청난 에너지로 내려치는 벼락을 조용히 지면으로 흘려보내지 않는가.

 

 

주사기와 침(, 바늘)은 굵거나 펑퍼짐하게 넓으면 쓸 수가 없다.

가늘기 때문에 쓸모가 있는 것.

 

 

산길에 떨어졌던 넓적넓적한 활엽(闊葉)은 바람에 흩어져 도랑으로 쓸려갔고,

바늘 같은 낙엽송의 바늘잎이 쌓여 융단처럼 보드라운 길을 펼쳐놓았다.

나는 낙엽카펫 길을 따라 가야산으로 오른다.

 

 

선인장은 동물이 어린잎을 먹지 못하도록 잎을 가시로 퇴화시켰고,

퇴화된 가시는 이슬을 조금씩 모아 뿌리로 보내는 역할도 한다.

 

 

가시는 타자(他者)를 해치려는 무기가 아니지 않은가....

힘없는 자가 목숨을 부지하려는 몸부림이다.

 

 

곧은 나무가 아니라 굽은 나무가 선산을 지킨다더니 

지금은 침엽수(針葉樹)의 계절.

 

화려하던 것들은 꽃과 잎을 모두 내려놓았고,

오싹 소름이 끼쳐 송연해진 파란 머리털 침엽수들이 겨울 산을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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