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전원거(歸田園居) .... 시골에 돌아와 살며
하루하루는 성실하게, 인생전체는 되는대로

인문학에 길을 /고미숙이 말하는 몸과 우주 70

[몸과 우주]<50>추억 만들기

‘이벤트성 추억’은 상품에 불과…불멸에 대한 집착 버려야 상처와 인정욕망은 함께 간다. 타인이라는 거울에 비친 나의 모습. 그것은 늘 결핍이거나 미달이다. 그래서 상처투성이다. 하지만 어떤 결핍이 ‘상처’로 인지되려면 시간적 지속성이 필요하다. 말하자면 상처는 일종의 ‘기억’이다. 거울이 공간적 형상이라면 기억은 시간의 형식이다. 공간이 일그러지면 시간 또한 왜곡된다. 하여 현대인은 늘 두 개의 감성 사이에서 ‘왕복 달리기’를 한다. 과거에 대한 미련과 미래에 대한 불안이 그것이다. 예컨대 모든 멜로는 유년기의 기억에서 시작한다. 그것들이 환기되는 사건이나 사람을 만나면 어김없이 그 인연의 그물망에 걸려든다. 그것이 생의 가장 순수한 순간이었다는 착각 속에서. 그리고 끝없이 그 기억들을 반복하고 또 반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