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 꽃 186

'꽃의 나라'

꽃은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아름다움이 아니다. 꽃의 나라에서 통용되는 언어가 있다면 그것은 성(性)이다. 꽃은 제 종자를 남기기 위한 열정이며, 종족 번식을 위한 하나의 장치다. 꽃이 피는 목적은 오로지 축축한 암술 위에 꽃가루를 떨어뜨리고 자궁과 같은 구실을 하는 씨방의 배젖 속에 생명이 깃들도록 하는 것이다. 순결을 상징하는 백합이든, 사랑을 의미한다는 장미든, 꽃들은 오로지 교접(交接)의 욕망에 집중할 뿐이다. 꽃들은 종자 번식 과정을 탁월하게 수행해내려고 곤충을 비롯한 꽃가루 전파자들을 불러 모은다. 더욱 더 진하고 화려한 색으로 치장하고, 꽃잎의 굴곡 안에 숨어 있는 암술과 수술이라는 식물성 성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그리고 생명의 축제를 찾아온 꽃가루 전파자들에게 농밀(濃密)하게 흘러내리는 ..

야생화 . 꽃 2014.04.10

자장리 국사봉계곡

황포돛배를 운행하는 임진강 두지나루(고려시대의 장단나루)에 차를 두고, 평화누리길 따라서 혼자 적성면 자장리마을회관을 향해 가다가, 국사봉 쪽으로 오르기 위해 37번국도 밑으로 난 통로로 빠져 산길로 들어섰다. 처음으로 가보는 인적 없는 길, 블루베리농장을 지나니 오래전에 군사용 도로로 사용되었던 산길이 나타났지만 길바닥이 많이 파이고 유실되어 지금은 자동차가 다닐 수 없다. 길을 따라 한참을 올라가니 제일 높은 봉우리인 국사봉 아래로 제법 넓은 평탄면지형이 나타나는데, 식현리 - 자장리간 군용도로가 이 평지를 관통하고 있다. 식현리와 자장리가 갈리는 고갯마루까지 올라가서 사위를 살피고 내려왔다. 국사봉 [國事峰] 경기도 파주시의 적성면 서북쪽에 위치한 산이다(고도:150m). 자장리와 식현리에 걸쳐 있..

야생화 . 꽃 2014.04.09

개미귀신

명주잠자리의 유충인 개미귀신은 모래밭에 절구 모양의 둥지인 개미지옥을 만들고, 그 밑의 모래 속에 숨어 있다가 미끄러져서 떨어지는 개미 등의 작은 곤충을 큰 턱으로 물어 소화액을 넣은 다음 녹여 체액을 빨아먹는다. 이와 같은 둥지를 만드는 것에는 명주잠자리·애명주잠자리·별박이명주잠자리 등이 있다. 이들의 유충은 보통 뒷걸음으로 빙글빙글 돌아가면서 둥지를 만들고, 그 곳에 먹을 것이 떨어지면 머리로 모래를 끼얹어 도망가지 못하게 하고 체액을 빨아먹는다. 몸은 타원형이고 털이 듬성듬성 난 것처럼 보인다. 큰 턱은 매우 가늘고 날카로우며 머리와 가슴을 합친 길이보다 길다. 꽁무니를 흔들며 재빨리 모래 속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함정에 빠진 작은 곤충을 잡아먹고 자라서는 번데기가 되고 유충 때와는 전..

야생화 . 꽃 2014.04.08

꽃구경 가요.

1.봄날은 간다 ☞ http://channel.pandora.tv/channel/video.ptv?c1=07&ch_userid=free3317&prgid=50230318&ref=na 2.봄날은 간다 ☞ http://www.youtube.com/watch?v=5TfNRPJPt88 서울대병원 쌍문동 어느 아파트에서 앵두나무 도봉산계곡에서 현호색(玄胡索) 어머니, 제 등에 업혀 꽃구경 가요. 봄이 뻐근하다. 저녁놀에 부걱부걱 술 익는 소리가 들린다. 술꾼들은 ‘꽃피는 짐승’이다. 발밤발밤 주막집 골목을 어슬렁거린다. 꽃잎 어지럽게 흩어진 고샅길. 며칠 동안 가랑비와 보슬비가 갈마들며 흩뿌린 탓이다. 비거스렁이로 부는 바람이 자못 칼칼하다. 나뭇가지에 여린 잎들이 아가들 젖니처럼 우우우 돋아난다. 천지가 온통 ..

야생화 . 꽃 2014.04.01

쇠뜨기와 뱀밥

우리나라에서는 쇠뜨기를 뱀밥이라고도 한다. 지혜로운 뱀이 인간보다 먼저 이 식물의 약효를 알고 먹고 있었는데... 쇠뜨기 밭에 뱀이 많으니까 뱀의 밥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이름을 붙였다 한다. 쇠뜨기는 전국의 산과 들에서 자라는 다년생 초본이다. 생육환경은 햇살이 잘 들어오는 곳이나 양지바른 곳에서 자란다. 키는 30~40㎝이고, 생식경은 이른 봄에 나와 줄기 끝에 마치 아파트와 같은 모양으로 포자낭수를 형성한다. 영양경은 속이 비어 있고 비스듬히 자라다가 지상에서 곧게 서며 세로로 모가 나 있다. 줄기는 약용으로 쓰인다. 이른 봄 논둑이나 강둑에 붓 같기도 하고 뱀의 머리처럼 생긴 식물이 솟아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이 쇠뜨기의 포자줄기인 '뱀밥'이다. 쇠뜨기는 싹이 돋아나기 전에 먼저 땅..

야생화 . 꽃 2014.03.31

화창한 강변의 봄날

좀 거센 봄바람이야 봄이면 으레 이리 부는 것. 남녘에서 중부지방을 거쳐 올라온 봄이기에 이곳의 봄소식이야말로 신문으로 치면 舊聞이라서 전혀 새로울 것이 없다. 늘 뒷북이며 늦깎이지만 그래도 모처럼 파란하늘에 뭉게구름 떠가는 이 화창한 임진강변의 봄날을 설레는 마음으로 혼자 걸었다 . 池邊楊柳不雨濕(지변양유불우습)이요, 秋園黃栗不蜂開(추원황율불봉개)라.....연못가 버드나무는 비가 안 와도 축축이 젖고, 가을동산의 밤은 벌이 쏘지 않아도 저절로 벌어진다.물이 올라 통통하게 부어오른 벚꽃몽우리! 벌이 쏘지 않더라도 금방 톡 터져버리겠네. 바람의 손길이 스쳐야/ 비로소/ 피가 도는 여인/ 이 천지간/ 저 혼자 몸부림쳐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혼자만의 몸부림은 그저 허무만 더 할 뿐..../ 바람의 손길이 ..

야생화 . 꽃 2014.03.30